알래스카
(Alaska)

이름만 들어도 뭔가 북구의 느낌이 물씬 나는 주로
실제로도 이곳의 원주민인 이누이트족의 언어로
'바다의 움직임이 향하고 있는 곳' 이라는 뜻이다.

우리는 흔히 알래스카에 대해
그저 오로라, 연어, 빙하 만을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 알래스카의 미국편입은
매우 얼렁뚱땅 이뤄진다

사실 원주민들의 역사도 길지만
실질적으로 알래스카가 세계사로 편입된 때는
1757년 러시아 원정대의 알래스카 상륙부터이다.
당시 유럽에서 인기가 폭발하던 품목인 모피를 찾아
동쪽으로 동쪽으로 향하던 원정대와 모피 사냥꾼들은
베링 해협을 넘어 알래스카에 상륙, 셸리호프 회사를 세워 본격적으로 정착촌을 세운다.

나무도 엄청 많고, 담비나 비버도 많았는데
문제는 러시아 이 X끼들이 원주민인 알류트인들을
무슨 자기들 노예 부리듯이 부려먹고, 말 안들으면 생계수단인 보트를 부숴버린다.
심지어 이 새X들은 알래스카 서부지역의 해상동물의 씨를 말려버렸고
전염병까지 가져와서 알류트인들의 80%가 러시아 새X들의 전염병으로 사망한다.

아무튼 러시아는 시베리아 개척처럼, 끝까지 가보자고 결의하고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무려 샌프란시스코까지 도달하는데
이 과정에서 웃기게도 오리건에서 올라온 스페인 원정대와 조우한다.
유럽에서 정반대에 있는 국가가, 반대편 아메리카 대륙에서 조우한 것이다!

스페인 원정대는 사실 알래스카의 존재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러시아가 알래스카 서부에서 비버 구이를 먹을 때
스페인도 동부 알래스카로 소규모 탐험대를 보냈을 정도...
다만, 워낙 여기가 척박하고 인구도 적다보니, 상호 충돌을 원하지 않았고
그래서 적당히 샌프란시스코를 기준으로 나눠먹기로 합의를 본다.
그리하여 러시아는 샌프란시스코 일대에 여러 요새와 정착민을 이주시킨다.
아무튼 현재도 러시아의 샌프란스시코 점유 흔적은 남아있다.
캘리포니아 한 복판에 러시아 강이라는 강이 흐르고
러시아 요새의 흔적과 러시아 정교회 성당인 성삼위일체 성당이 아직도 남아있다
다만, 알래스카부터 여기까지 유지하기가 어려워서
몇 십년 깔짝대다가 그냥 알래스카로 물러났다.
자, 이제 시계를 돌려서 1853년으로 가보자
당시 유럽의 병X이었던 오스만 제국 (현 튀르키예)
당연히 떠오르는 라이징 스타였던 러시아 제국은 이 오스만 제국을 홀라당 먹을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러나 러시아가 크면 유럽이 위험하다는 걸 감지한
영국과 프랑스는 오스만 제국을 지원했고
그 결과 영국, 프랑스 (오스만) vs 러시아 크림전쟁이 발생한다.

그러나 영국군은 일명 버스터콜을 발동
러시아의 항구란 항구는 모조리 박살을 내고 다녔고
심지어 이 악랄한 영국군은 지구 반대편의 캄차카 반도까지 와서
러시아의 항구를 파괴할 정도였다

게다가 당시 캐나다는 영국의 직할령이었고
알래스카보다 더 많은 인구와 군대가 있는 상황이었다.
즉, 여차하면 영국 해군이 시베리아와 알래스카의 항로를 막고
캐나다에서 영국 육군이 북상해 알래스카를 고스란히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러시아 정부에 퍼지게 된다.

그러나 우리들의 인식과 다르게
러시아는 알래스카의 진면목을 확실히 파악하고 있었다
우선, 이곳에 금이나 석탄 같은 자원이 상당하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아메리카와 아시아를 있는 중계 무역항으로 상당한 이득도 보고 있었으며
무엇보다도 지정학적으로 영국(캐나다)을 압박할 수 있는 최적의 요충지라는 것까지 파악하고 있었다.
즉, 러시아 입장에서 알래스카는 모피 빼면 쓸모 없는 땅인 것이 아니라
러시아의 세계전략에서 꽤 중요한 요충지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러시아를 공격하는 영국 함선 시점
문제는 그런 중요성에도 영국의 해군력과 국력은 너무나도 대단했고
이제 막 열강의 지위에 오른 러시아 입장에서
영국과 세계적인 전면전을 벌이는 것은 불가능이었다.
차라리 모스크바와 가깝기라도 하면 어떻게든 지켰겠지만
알래스카와 모스크바 간 거리는 무려 7000km
게다가 이 때는 시베리아 철도가 만들어지기 전이다.
(참고로 7000km 거리는 서울과 바그다드 정도의 거리)
물론 이 땐 철도도 안깔렸으니, 그냥 걸어서 가야 했다.

미국에게 접근하는 러시아
그래서 러시아는 울며 겨자 먹기로
어차피 강제로 빼앗길 확률이 높고
알래스카의 중요성을 알지만 경영하기에 너무 먼 거리 등으로
적당한 가격으로 팔아먹기로 결의
레이더망을 오지게 돌린 결과 간택된 것이 바로 미국이었다.


국력이 매우 강해진 아메리카
러시아는 자원이 무진장 많은 알래스카를 자기들이 너무나도 싫어하는
영국에 빼앗기는 걸 극혐해 했다.
게다가 알래스카가 영국 영토가 되면, 러시아와 영국이 사실상 영토를 접하는 것이고
최악의 상황은 캄차카 반도를 포함한 동부 시베리아가 날라갈 수도 있던 상황
그러나 아메리카 대륙에서 영국만큼 힘이 세진 신생 열강 미국은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영국을 극혐해 했고
그 결과 러시아에 중립적이면서 영국령 캐나다까지 견제 가능한
미국에게 팔아치우는 것이 전략적으로 낫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미국은 러시아의 이 제안을 거부한다
아직 서부개척도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황
+
남부와의 노예제 문제로 터지기 일보 직전인 상황에서
딱봐도 얼음 투성이인 땅을 살 필요도 없었고
게다가 여길 사서 겨우 진정된 영국과의 마찰을 일으키고 싶지도 않았으며
무엇보다도 내전 직전 상황에서 이런데 돈을 쓸 여력도 없었다.

그러던 상황에서 결국 미국에서 남북전쟁이 터진다.
그리고 러시아는 드디어 알래스카를 팔 절호의 기회를 잡게되는데
문제는 이게 좀 도박수였다는 것이다.

타 유럽국가들이 북부와 남부를 저울질 하며 '어딜 지원할까?' 할 때
러시아는 재빠르게 전쟁 초기부터 에이브러햄 링컨의 북부 연방을 전격 지지한다.
심지어 알래스카에서 캐낸 금과 석탄 등도 엄청난 양을 보내준다.
당연히 전쟁 초기에 이런 지원을 받은 미국은 당연히 러시아에게 부채의식이 생긴다.

아무튼 전쟁은 북부의 승리로 끝났다.
하지만 미국은 전쟁 초기에 큰 도움이 된 러시아의 지원에 대해
무언가 보답을 해야 할 상황!
이 때 러시아가 기가 막히게 들이댄 것이 바로 알래스카 매입이었다.

미국 입장에서는 당시 영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러시아에게
무작정 돈을 주기에는 영국의 압박이 있을 것이 자명한 상황에서
적당한 땅을 구매한다는 명목으로 돈을 지원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렇게만 보면 미국이 머리를 잘돌린 것 같지만

사실 이 모든 건 러시아의 빅플랜이자 강매에 가까운 것이었다!
러시아는 미국이 이런 선택을 할 수 없게 매우 잘 유도했고
적당한 시기에 알래스카 카드를 내민다
즉, 국제역학관계를 정말로 잘 이용한 러시아의 세일즈 전략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아무튼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며
1867년
미국 국무장관 윌리엄 수어드와 러시아 공사 에두아르드 스테클은
알래스카 조약을 통해
러시아령 아메리카, 즉, 알래스카를 720만달러, 2조원에 매입하는데 합의한다.
근데 웃긴건, 이렇게 조약은 맺었지만
양국 다 별로 팔고 싶거나, 사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러시아 정부는 잘 팔았다고 생각했지만 여론은 달랐다.
신문에서는 이렇게 매일 보도했다.
전신도 힘들게 개통하고, 광산도 이제 수익이 보이는데
여기를 2조원이라는 헐값에 파는게 맞는거냐?

미국은 러시아보다 더 했다.
미국 상하원은 매일같이 이 조약에 대한 강한 비판을 제기했고
자국 내 인디언 문제도 벅찬데, 알래스카 인디언들까지 관리하고
또, 이 얼음만 가득한 땅이 뭔 소용이며, 영국과 갈등은 어떻게 할 것인지
매일 같이 이런 매입 결정을 매우 강경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럴만도 한 것이 당시 알래스카에 막대한 자원이 있는 것을
미국은 몰랐고,
그나마 효용가치가 있는 모피는, 이미 해달이 멸종위기 상태라서 사실상 없는거나 마찬가지 였다.
게다가 실제로 이 땅을 먹자마자, 바로 영국과 갈등을 빚으며
모든 미국인들은 도대체 이런 병X같은 땅을 왜 구매했는지 의문을 제기할 만 했다.

다만, 미국 정부 입장에서도 꽤 전략적인 포석이었는데
그래도 열강인 러시아와 친선을 다지는 한편
아메리카 대륙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완전히 제거
게다가 아시아로 나가기 딱 좋은 위치이며
또한, 영국령 캐나다를 견제하기 딱 좋은 위치이며
여차하면 태평양과 접하는 모든 땅을 접수하기도 용이했다.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알래스카와 캐나다의 국경을 보면
여차하면 남하하여 캐나다의 태평양 연안 영토를 모두 접수 할 수 있을 정도였다.
게다가 당시 미국의 주적은 영국인 상황에서
이러한 포진은 영국을 압박할 수 있는 좋은 카드 였다
아무튼 표면적으로는 도대체 그나마 쓸만 한게 모피인데
모피도 이제 못구하는 이 쓸모없는 땅을 어떻게 개발하냐에 초점이 맞춰지고
괜히 샀다라는 평가가 지배적인 상황

그러나 산지 10년만에 여기서 북미 최대의 금광이 터져버린다.
또한, 어마어마한 철광석, 석탄, 석유가 쏟아져
그냥 몇 년만에 구매액을 모두 회수했을 정도
석탄량은 당시 세계 1위 매장량을 찍었고
당시 발견된 석유가치만 6000억 달러
(알래스카 구매 비용이 720만 달러이다)
게다가 여기서 구리, 천연가스도 발견되었고
심지어 희토류마저 대거 발견된 상황
더 무서운 건 아직도 탐사하고, 존재가 거의 확실한 유전이 매우 많다는 것
(될놈될...)

게다가 최근 자원의 보고이자, 새로운 항로로 각광받는
북극해에서, 알래스카의 지분이 많아
미국은 또 여기서 이득을 보고 있고

여기서 끝이 아니다.
전략적으로 미친 수준을 자랑하는데
알래스카 점유로 영국은 전에 같은 압박을 미국에 줄 수 없었고
2차 대전 시기에는 일본과 가까운 지리적 특성으로 수많은 폭격기들이 알래스카에서 날아갔으며
냉전시기에는 소련과 대치하는 최전방 기지로, 소련의 아메리카 침공을 원천봉쇄했다
즉, 육군력이 미군과 견줘볼만한 소련 입장에서
알래스카는 사실상 아메리카 대륙으로의 육상 공격이 불가능함을 의미했다.

당연히 소련은 아차 싶어서,
미국에게 산 금액에 몇십배를 얹어 다시 팔라고 했지만
미국은 조용히 ㅗ를 날릴 뿐이었다
즉, 당시로서는 꽤 합리적인 판단이긴 했지만
멀리 보니 러시아가 잃은 것은 너무 많았던 것이다
근데 그 과정도 미국이 의도했다기 보다는
서로 얼렁뚱땅 어떻게 하다 보니 된 것에 가깝다

즉, 이 X끼 아니었으면 이런 개꿀 거래는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으니
오늘도 아버지를 버린 미국은
크나 큰 영국 아버지의 은혜를 입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끝-
<여담>

글만 봐서는 러시아의 무조건적인 손해로만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러시아는 미국이 준 720만 달러를 모두 시베리아 철도 건설에 사용했고
그 결과 아시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청나라에 삥을 뜯어 드디어 수백년의 염원인 얼지 않는 항구인
블라디보스토크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러시아의 이득에 비해
미국의 이득이 너무 많아서 그 이득이 무색해졌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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